한눈에 보기
- 동물학대 신고한 수의사, 5%도 안 된다는 조사가 있다
- 학대 신고 의무나 신고자 보호 규정이 국내엔 없다
- 동물학대 정황은 가정 내 다른 위험 신호와 함께 살핀다
무엇이 문제인가
동물학대를 동물만의 사안으로 보는 시각은 이제 충분치 않다. 농림축산검역본부 질병진단과 이경현 수의연구관은 경북대 수의대 강연에서 동물학대와 가정폭력, 아동학대, 노인학대가 한 가정 안에서 함께 나타날 수 있다고 짚었다. 이런 연결성을 하나로 묶어 보는 틀이 'One Welfare'다.
과도하게 많은 동물을 떠안는 애니멀 호딩도 비슷하다. 돌볼 능력을 넘어선 사육은 저장장애 같은 정신건강 문제, 인지기능 저하, 자기 방임, 재정적 착취와 겹쳐 나타나곤 한다. 현장에서 동물 상태만 바로잡아서는 문제가 끝나지 않는 이유다.
그런데도 국내에서는 수의사가 학대 의심 사례를 접해도 이를 신고해야 할 법적 의무가 없다. 선의로 신고한 수의사를 보호하는 면책 조항도 아직 마련돼 있지 않다.

왜 지금인가
이경현 수의연구관은 10월 6일 경북대 수의대 학생회가 주최한 벳포럼에서 수의법의학의 역할을 주제로 강연했다. 그는 농림축산검역본부에서 수의법의학 검사를 담당하고 있다.
강연에서는 실제 동물학대 사건의 판결문과 부검 사례 4건이 다뤄졌다. 손상된 두개골과 정상 골격을 비교하고, 질식사로 추정되는 개체의 병리 사진을 함께 짚어 보는 방식이었다.
학대를 가정폭력과 연결지어 인식하는 수의사는 적지 않지만, 실제로 의심 사례를 신고했다고 답한 비율은 5%에 못 미쳤다는 조사 결과도 제시됐다. 신고 의무와 신고자 보호 규정을 함께 둔 나라도 있지만, 국내 제도는 아직 그 단계에 이르지 못했다.
전문가는 이렇게 본다
이경현 수의연구관은 "동물학대 사건에서 ‘동물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가’를 밝히는 것을 넘어 ‘그 동물이 속해 있던 환경에서는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었는가’를 함께 살펴야 한다"고 말했다. 동물의 상처만 보지 말고 그 동물을 둘러싼 가정의 사정까지 함께 들여다봐야 한다는 뜻이다.
알아둘 점
- 동물학대 정황을 보면 가정 내 다른 구성원의 안전도 함께 의심해 본다
- 과도하게 많은 동물을 혼자 떠안은 이웃이 있다면 방임 가능성도 염두에 둔다
- 국내에는 아직 수의사의 학대 신고 의무나 신고자 보호 규정이 없다는 점을 알아 둔다



